줄거리: 안중근의 마지막 1년
1907년, 영화의 주인공이자 대한민국의 독립투사 안중근은 가족들에게 로마에 간다고 하고는 집을 떠납니다. 1908년, 사실 그는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한 전쟁에 뛰어들어 있었습니다. 그는 그의 부하들을 이끌고 국내 진공작전을 계획하고 감행합니다. 일본군 수비대를 기습공격 후 전멸시키며 승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토 히로부미의 암살과 순국에 이르기까지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한국의 뮤지컬 영화, <영웅>
영화 <영웅>은 한국에서 최초로 뮤지컬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된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입니다. 장르가 뮤지컬이기 때문에 장면 중간에 뮤지컬 노래인 ‘넘버’가 흘러나옵니다. 뮤지컬 영화는 음악과 노래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관객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할 수 있고, 무대에 한정되는 실제 뮤지컬 보다 더욱 자세하고 사실적인 묘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뮤지컬 영화의 장점입니다. 하지만 한국 관객들에겐 다소 익숙하지 않아 오글거린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고 중간에 나오는 넘버들이 부자연스럽게 등장하면 오히려 이야기의 흐름을 끊어버리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이번 <영웅>은 아쉽게도 뮤지컬 장르만의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해 대중에게서 많은 혹평이 받았습니다. 그중 한 가지는 캐릭터 각색이 다소 무리하다는 비평에서 시작됐습니다. 중국인 캐릭터를 한국인 캐릭터로 각색하게 되어 그들 또한 의열단의 일원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그들이 주도하여 신나는 분위기의 만두송을 불러버리게 되니 결의에 찬 다른 등장인물들의 의지를 가볍게 치부해 버리는 느낌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결의에 대한 넘버가 이야기의 흐름을 끊으면서까지 반복되어 버리는 탓에 극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비평이 있었고 이것은 개인적으로도 매우 공감하는 의견입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등장인물들의 노래와 연기는 독립투사가 전달하려는 감정을 역사적으로 처한 상황에 잘 이입하여 전달할 만큼 훌륭했다는 점과 안중근 역을 맡은 배우 정상화의 캐릭터 싱크로율이 상당히 높아 몰입하기 좋았다는 호평도 있었습니다. 개봉 후 한 달이 조금 넘은 시점인 현재, 손익분기점(350만 명)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관객수(약 300만 명 *1월 28일 기준)를 달성한 상황이지만 <아바타: 물의 길>과 상영시기가 겹치고 ‘국뽕’이라는 치트키는 쥐었지만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에 대중들의 호불호가 갈려 손익분기를 넘기며 크게 흥행하기에는 그 길이 다소 험난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원작에 기대했지만 아쉬운 작품
한국에서의 뮤지컬 영화는 오글거린다는 이유로 애초부터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장르입니다. 하지만 뮤지컬 영화도 연출하기 나름이고, 각색하기 나름인데 이런 인식이 당연하다는 것처럼 굳어지고 있어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외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는 뮤지컬 영화 특유의 오글 거림이 있더라도 그것을 즐기는 게 무엇인지 한국 관객들에게 알려주었고, 국내작 <인생은 아름다워> 또한 자연스러운 넘버의 등장과 볼 맛 나는 영상미로 관객들을 충분히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영웅은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의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뮤지컬 영화가 나올 수 있을만한 발판을 깔아주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중들에게 뮤지컬 영화는 시도 때도 없이 노래만 부르는 오그라드는 장르라고 인식시켜 거리감만 더 증가시킨 것 같고, 투자자들에겐 ‘안중근 의사’, ‘대한독립’처럼 ‘국뽕’이 차오르는 치트키 키워드를 가지고도 본전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에 누가 투자하려들지 걱정이 되고 이번엔 손익분기라도 넘기면 다행이란 생각이 들기 마련일 것 같습니다.
이러한 흥행 실패를 거듭하면서 한국문화의 정서에 맞게 결점을 조금씩 보완하여, 뮤지컬 영화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인식이 언젠가 꼭 좋아졌으면 합니다. 앞으로는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가 한국에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기대하고 응원하면서, 뮤지컬 영화 <영웅>에 대한 포스팅을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제 리뷰를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며, 다음번에도 재미있는 주제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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